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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문득

박석무, 인생은 달관의 경지에..

인생은 달관(達觀)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인간이 달관의 경지에 이르는 일처럼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인생을 달관의 경지까지 이르게 하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산은 둘째 아들 학유(學游)에게 경계하도록 내려준 교훈적인 글에서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 좁은 소견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차례 배부르면 살찐 듯하고, 한 차례 배고프면 야위어빠진 듯 참을성이 없다면 천한 짐승이나 하는 짓이다. 소견이 좁은 사람은 오늘 당장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의욕을 잃고 눈물을 질질 짜다가도, 다음날 일이 뜻대로 되면 벙글거리고 낯빛을 편다”(학유에게 노자 삼아 내려준 가계)라고 말하여 소견이 좁은 사람의 가벼운 마음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근심하고 유쾌하며 슬퍼하고 즐거워하며 울고 성내며 사랑하고 미워하는 모든 정이 아침저녁으로 변하는데, 달관한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웃지 않을 수 없다(같은 글)”라고 말하여 삶의 도리에 달관한 사람의 입장이 얼마나 넉넉하고 여유 있는가를 말해주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차례에 걸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우리네 인생, 다산의 눈으로 보아도 비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조금만 뜻대로 되어도 기뻐서 못 견디고, 조금만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있으면 온갖 근심에 잠겨 낙망하기 쉬운 평범한 인간들, 어떻게 해야 마음의 평정을 얻어낼 수 있을까요. “요컨대 아침에 햇볕을 환하게 받는 위치는 저녁때 그늘이 빨리 오고, 일찍 피는 꽃은 빨리 시드는 법이듯이 바람이 거세게 불면 어떤 나무도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하여 조용하고 편안한 일만 계속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이 편지 내용에서 세상에서 오래 전해질 귀한 잠언(箴言) 하나를 내려주었습니다. “학유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의 재해를 당했다고 해서 청운(靑雲)의 뜻을 꺾어서는 안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항상 가을 매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듯한 기상을 품고서 천지를 조그마하게 보고 우주도 가볍게 손으로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옳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아버지가 역적죄인으로 귀양살이 하는 폐족의 자식으로 행여라도 희망을 잃고 낙망하여 자포자기나 하지 않을까를 끊임없이 걱정하던 아버지로서, 그렇게 멋진 교훈의 글을 내려주기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유배살이를 해야 할 죄를 지은 적도 없고, 역적죄는 더구나 짓지 않았으나, 정치적 반대파의 모함과 참소 때문에 그런 고통을 당하면서도 전혀 좌절하거나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고 그만한 학문적 업적을 이룩해낸 다산은 역시 인생을 달관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아들에게 그런 높은 수준의 교훈을 전했으리라 믿어봅니다.

  넉넉하고 여유롭게 삶의 어려움에 대처하지 못하고 좁은 소견으로만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다산의 해’인 금년부터라도 다산 같은 달관의 경지로 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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