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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이제 추워지기 시작한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사욕(私欲)은 끊고 천리(天理)에 따르라 사욕(私欲)은 끊고 천리(天理)에 따르라 예나 지금이나 공직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와 백성들은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같은 전제군주국가에서는 백성들이야 벼슬아치들이 시키는 일만 따라서 해야 하는 처지여서 공직자들의 행위나 마음가짐이 나라를 움직이는 일임은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공직자들이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떻게 행정을 펴야 하는가에 대한 사례와 원칙이 담긴 『목민심서』라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습니다. 공직자들의 마음가짐과 행정이 올바르기 위해서는 몸가짐부터 바르게 하라는 뜻에서 『목민심서』 72개 조항 중 ‘칙궁(飭躬)’을 첫 번째 조항으로 두고 설명합니다. 몸가짐, 몸의 자세나 태도, 마음가짐으로 연결되는 문제를 언급하면서 “사욕(私欲)을 끊는데 힘쓰고 한결같이 ..
'八姦'을 경계하십시오 '八姦'을 경계하십시오 노무현 대통령 귀하. 취임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축하의 인사가 아닌 경고의 간언(諫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새 정부가 밝힌 10대 국정과제가 현 단계 우리 사회의 혁신을 위해 온전히 실현되기를 고대하는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 측근, 정부와 집권당의 중요 인사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집권 초기의 뜻과 계획은 사그라지고 맙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대통령 개인의 실패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진보의 좌절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에 저는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동시에 한비자(韓非子)가 군주에게 악이 되는 여덟가지 장애로 열거한 '팔간'(八姦)의 문언을 빌려 고언(苦言)을 드리고자 합니다. *** '입속의 혀' 같은 대통령 측근들..
진시황과 한 무제의 꿈 송 재 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지난 5월에 다산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중국인문기행 팀을 인솔하고 서안(西安)을 다녀왔다. 서안은 아테네, 로마, 카이로와 함께 세계 4대 고도(古都)의 하나이며, 중국의 13개 왕조가 도읍을 정한 곳이어서 볼거리가 너무나 많았다. 그중에서 진시황릉과 한 무제의 무릉(茂陵)을 보면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영생을 꿈꿨던 진시황, 49세에 죽다 진시황릉은 연인원 72만 명을 동원해서 36년간에 걸쳐 조성한 어마어마한 무덤이고 무릉 또한 매년 국가 조세의 3분의 1을 투입해서 53년간에 걸쳐 완성한 무덤이다. 그들은 왜 이렇게 웅장한 무덤을 생전에 직접 만들었을까? 죽은 후에도 영생(永生)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들은 살아있을 때에도 불로장생하기를 바랐다. 진시..
인간의 마음, 남이 잘나가면 싫다 오래전부터 읽어온 글에서 자료를 찾느라 근래에 다시 읽어보니, 참으로 우리를 감동시켜주는 글이 있었습니다. 수천 글자에 이르는 다산의 상소문 「변방사동부승지소(辨謗辭同副承旨疏)」라는 글입니다. 1797년 6월 22일(음력) 정조에게 올린 글이니 바로 다산의 36세 때의 글입니다. 정조도 이 상소문을 읽어보고 깜짝 놀랄 만큼 다산의 글 솜씨와 공명정대한 마음에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상소를 자세히 살펴보니 착한 마음씨의 싹이 온화하여 마치 봄바람에 만물이 자라는 것과 같이 종이에 가득 펼쳐져 있으니 말한 내용을 감격스럽게 들었다.”라고 정조가 감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조만이 아니라 당시 조정의 고관들도 상소문을 읽어본 사람으로 감동하여 칭찬해주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뒤에 다산을 탄..
나를 보는 타인의 시선에 대하여 최 기 숙(연세대 문과대학 교수)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건 외모적 동일성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표정, 시선, 태도 때문인지 모른다. 사실 외모는 몰라보게 변했는데, 눈빛이 그대로인 경우가 있다. 반가워하는 시선, 따스한 눈빛, 살피는 시선, 무언가를 훔치려는 눈의 표정. 사람은 타인을 보는 자기 시선을 결코 볼 수 없다. 그 시선은 오직 그가 보는 상대만이 안다. 그래서 말로는 네가 별로라고 해도 표정과 눈빛으로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가 있다.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은 자신에 대한 상대의 감정을 알 수 있다. 오직 나를 바라보는 상대만이 그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실수하는 게 아니라 “고백한 사람”이 된다. “바라봄”은 눈과 몸으로 하..
갑 질 대 학 강 명 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처음 대학에 발령을 받았을 때다. 기획실에서 전화가 왔다. 어떤 기관에서 내가 근무하는 대학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일이 있을 예정이니, 서류를 준비하는 일을 맡아서 하란다. 물정 모르는 어리보기 신임교수는 응당 그래야 하나 보다 하고 맡아 하겠노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이 시작되고 보니, 시간과 품이 적잖게 들었다. 나는 한 학기 내내 그 일에 시달렸다. 2학기가 되자 학력고사 참관교수를 하란다. 그때는 학력고사를 치면 대학에서 교수 1명, 고등학교에서 교사 1명이 시험장에 나가서 하는 일 없이 종일 있다가 돌아오는 이상한 제도가 있었다. 나는 영광스럽게 시험장인 부산 시내 모 고등학교 교장실에서 하루를 흘려보내고 왔다. 신임 교수에겐 이런저런 부담이 학과 안에서도 가..
박석무, 인생은 달관의 경지에.. 인생은 달관(達觀)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인간이 달관의 경지에 이르는 일처럼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인생을 달관의 경지까지 이르게 하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산은 둘째 아들 학유(學游)에게 경계하도록 내려준 교훈적인 글에서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 좁은 소견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차례 배부르면 살찐 듯하고, 한 차례 배고프면 야위어빠진 듯 참을성이 없다면 천한 짐승이나 하는 짓이다. 소견이 좁은 사람은 오늘 당장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의욕을 잃고 눈물을 질질 짜다가도, 다음날 일이 뜻대로 되면 벙글거리고 낯빛을 편다”(학유에게 노자 삼아 내려준 가계)라고 말하여 소견이 좁은 사람의 가벼운 마음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