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이야기 3

말의 의미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회

다산연구소 글 박 원 재(강원대 삼척캠퍼스 강사) 이름과 그것이 가리키는 내용이 서로 원망한 지 오래되어, 이런 까닭에 서로 끊어져 소통되지 못한다(名實之相怨久矣, 是故絶而不交). 중국의 고전 『관자』「주합」편에 나오는 말이다. 『관자』는 관포지교(管鮑之交)의 고사로 유명한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정치가 관중(管仲)의 이름을 가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그보다 아래 시대인 전국시대까지 여러 사람의 손에 의해 집필된 책이다. 이 책이 탄생한 전국시대는 ‘싸우는 나라들[戰國]’이라는 시대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천자(天子)가 있는 주나라 왕실의 권위는 갈수록 쇠퇴하고, 대신 그 아래의 여러 제후국들이 천하의 새로운 주인이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던 때이다. 이에 따라 주나라의 문물제도는 하루가 다르게 ..

학문이야기 2017.09.15

자기표절 기준 정리:인용문

같은 글 두 번 냈다고 다 자기표절인 것은 아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기표절 기준 정리. 아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으나 모르는 분들도 꽤나 많으므로. 아래는 영미권 학계의 기준이나 우리나라가 특별히 달라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1.1. 학술지 논문--->학술지 논문 1.2. 단행본--->학술지논문 1.3. 학술지논문--->용역보고서 2.1. 학술지 논문--->단행본 2.2. 학위논문--->학술지논문 2.3. 용역보고서--->학술지논문 2.4. 학술지논문--->학위논문 (원칙적으로는 표절이 아니나 소속기관 내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함) 2.5. 학술회의 자료집--->학술지논문 표절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위한 포인트. 잘 정리되어 있다. 다만 국내 대학 중에 교수 임용을 할 때 학위논문에서 나온 학술지 ..

학문이야기 2017.08.05

위공부 삼병통

"공부하는 자들에게 세가지 커다란 병통(病痛)이 있는데, 네게는 한 가지도 없구나.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병통은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을 낳고, 둘째 글짓는 것이 날랜 병통은 글이 들떠 날리는 폐단을 낳으며, 셋째 이해력이 빠른 병통은 글을 곱씹지 않는 폐단을 낳는다 대저 둔하지만 파고드는 자는 식견이 넓어지고, 막혔지만 뚫어내는 자는 흐름이 거세지며, 미욱하지만 잘 닦는 자는 빛이 난다. 파고드는 방법은 무엇이냐, 근면함이다. 뚫는 방법은 무엇이냐, 근면함이다. 닦는 방법은 무엇이냐, 근면함이다. 그렇다면 근면함은 무엇으로 지속하는가, 마음가짐을 확고히 다잡는 데에 있다." -다산 정약용, 면학문(勉學文) 中- ***유배지에서 제자로 맞은 15세의 황상이 자신은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자신에게 세가지 ..

학문이야기 201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