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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부터 9일까지 잡설

잡설들

by 글샘박선생 2017. 12. 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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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서 10월까지는 뭐 대단하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 좀 걸어다닌다고 유세를 떨고 다녔다. 11월이 되자 논문심사에 영자신문 30여꼭지 (10*3)윤문수정에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로 한 협력수업 지도안과 자료들을 공문화시킨다고 수업에 뭐에 정신이 없는데, 운동을 바쁘다고 놓아버리니 조금만 일하면 쉬이 피곤해져서 결국 월말이 왔고 간신히 손가락을 먼저 홈베이스에 터치했다. 이제 두 점 차 남은 야구경기 같다. 시험문제, 과제채점, 성적처리야 당연하고, 이번학기는 좀 뜸하네 했더니 바로 다음날 쳐들어 온 논문 세 개의 심사..
계획을, 정리를 할 틈이 없는 바쁨은 그나마 현실을 보며 마주하는 불만들을 상쇄시킨다. 에효. 아침 예약인 줄 알고 그냥 들른 정기방문처는 오후 네시 예약이었단다. 정신도..없다.ㅠㅠ
Bewaring of cynicism inside me...but cannot help avoiding fatigue with it.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시스."
from Demian, Herman Hesse.
"그때 밤의 저 끝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어진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까뮈, 이방인 마지막 장면.

"우리의 찌그러진 여행 가방이 다시 인도 위에 쌓였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문제되지 않았다. 길은 삶이니까."
잭 캐루악, 길 위에서.

17년 6월, 16년 6월, 10년 6월, 5년 6월, 5년,
이 세월의 더께가 주는 경력의 뿌듯함이냐, 다른 이와 무슨 일을 하기 버거운 부담의 더께인가..
하루 밀리는 급여에도 부담스러운 옹졸하고 나약한 삶이거늘. 무려 7일을 밀려 급여를 준다고 한다. 결재가 안됐다고.

차분해 져야 하는데 점점 분해지는게 나이먹는 것의 본질인건가..에효.
갑자기 수업 시간에 책이 보이지 않다니 정말 별 일이 다 생긴다.
그래서 어제는 급기야 노트북 글씨와 휴대폰 글씨크기를 조금 늘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이가 들면 에너지 소비가 느려지고, 생명체 내부의 활동이 점점 무질서 해지는 데 이것을 노화라고 부른다"
무질서와 노화라..

어제 수업과 오늘 수업은 정말 코에 들어오는 자극을 견디며 간신히 하고 있다. 논문심사 작업도 마치고(생각보다 단순하게), 심사사이트에 파일업로드까지 마쳤다. 이제 퇴근.

완벽해 지는 건 그의 목표가 아니야. 그는 다양한 경험을 쌓아 가며 행복한 기억들과 더 생동감 있는 삶을 살기 원하지. 그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아. 마음과 생각이 열려 있고, 깔깔깔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슬프면 다른 사람의 눈치 보지 않고 울기도 하지. 그렇지만 그는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어. 왜냐하면 아무리 힘든 시간이라도, 늘 희망을 잃지 않기 때문이야.

오해와 편견을 깨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을 지언정 누구보다 노력하고 애써왔는데, 사람을 먼저 보지 않고 수치로 바라보는 이 세상의 관성화된 정말 말도 안되는 편견은 싫다. 싫어해야 마땅하고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최소한의 이해도 구하지 않았고 제멋대로 재단할 뿐이다. 겉으로 공평무사하다는 워딩 뒤에 얼마나 많은 단언이 숨어있는가. 객관적 판단과 주관적 판단 사이의 모순도 깨야 할 것들이지만, 최소한 누구편이라고 매도하려면 그에 합당한 증좌를 보여줘야 할 것 아닌가. Spy is everywhere, prejudice everywhere. Darn it.

눈이 왔길래 운전길이 고달프겠구나 했는데, 그 전에 먼저 페북이 알려주는 과거의 글들을 보았다. 유독 12월 5-6일에 눈이 제법 왔더라구. 그거에 비하면야 오늘 현재까지 온 눈은 눈도 아니지.

11월 온갖 긴장과 짜증이 12월이 되어 마무리할 때가 되자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어제도 그러해서 25시간 전에도 분노의 포스팅을 했었고, 그 이후 할 일을 미뤄두고 잠자리에 억지로 들었다. 결국 오늘, 어제 했어야 할 일을 조금 전 고민 끝에, 평소에 비하면 많이 늦었지만, 해 냈다. 성정이 느릿하지만, 루틴이라는게 생기고 난 다음에는 항상 별일 없으면 아무리 늦어도 그 시간까지는 하는게 버릇인지라 급한 마음 억누르고 고민하다 마쳤다. 이제 그 다음 준비도 내일 수업이 끝나면 하겠지. 12월은 그렇게 마무리지어야 할 것 같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일단 그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대충 넘겨짚지 말고 빠른 시간내에 정체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공농사(商工農士)의 시대인듯 싶기도, 하지만 나부터도 아직 사(士)를 버릴 수가 없다. 각자 다른 길이 있거늘. 말은 안 맞지만 이렇게 생각보다 구식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다.

시험감독. 사이버토익.
전자교탁이 부상을 당하여
아침부터 여유가 없다.
후닥닥 리스닝 파트를 넘기고 안정세.
아침에 당황한 건 지난 몇년간 대체 학교 돈을 어찌 빼먹었길래 전자교탁이 깨졌고 수리가 안되어 있는지,
그리고 응급으로라도 써야할 녹음기 데크가 usb 꽂는 신형을 구하기가 어렵고 스피커마저 고장난게 기자재실에 널려있는지. 정말 당황했다.
조금 더 서두르지 않았다면 매우 난처할 뻔했다.
기회가 되면 누군가 내 목소리를 들어주면 좋겠다.
그 잘난 cctv는 엄한데 붙이면 안되겠다.



너무나 많은 변수에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때 날 그냥 맡겨야 할 때가 있다.내가 나를 관찰하는 맘으로.그래도 방향은 잃지 말아야 한다.

쓸데없이 바빴다. 할 일은 구만리인데, 모처럼의 가족 외식은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았고,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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